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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혜 입력 2020.03.27. 08:36
멕시코 동물원 "어려운 시기 삶에 희망 주기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 한 동물원에서 '코비드'라는 이름의 새끼 호랑이가 태어났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베라크루스주 코르도바의 한 사설 동물원에서 지난 14일 수컷 벵갈 호랑이 새끼가 태어났다.
동물원 주인은 예기치 않게 찾아온 이 귀한 새끼 호랑이에 코비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용하는 코로나19 공식 명칭 '코비드19'(COVID-19)에서 따온 것이다.
이 동물원은 서커스나 개인 수집가 등으로부터 구출한 동물들을 모아둔 곳으로, 코비드는 8살 암컷과 6살 수컷 사이에서 태어났다.
동물원 수의사인 키치아 로드리게스는 로이터에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아기 호랑이 코비드가 우리를 도와주고 삶을 계속할 희망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멕시코엔 지금까지 47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mihy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미련한 곰, 비열한 하이에나, 위선적인 악어의 눈물, 귀여운 수달….
서울대공원이 이처럼 동물과 관련한 고정관념이나 오해를 풀어주는 '별별 리스트'를 만들어 27일 홈페이지에 올렸다.
서울대공원 여용구 종보전연구실장이 감수한 내용에 따르면 곰은 실제로 전혀 미련하지 않다.
대공원은 "러시아에 '곰은 열 사람의 힘과 열한 사람의 지혜를 갖고 있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곰은 기억력이 뛰어나다"며 "연어가 오는 시기와 장소를 기억했다가 사냥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가수 조용필이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닌다'고 묘사한 하이에나는 실상 비열하다기보다 사자와 같이 더 강한 동물에게 밀려 어쩔 수 없이 다른 동물의 먹잇감을 가로챌 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청소부 동물'로 불릴 정도로 씹는 힘이 강해 동물의 뼈까지 씹을 수 있어서 비열하다고만 보는 것은 오해라고 대공원은 강조했다.
위선적 행동에 흔히 붙는 '악어의 눈물'이라는 표현은 이집트 나일강의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은 뒤 눈물을 흘린다는 서양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악어는 실제로 먹이를 먹을 때 눈물을 흘리기는 하지만, 이는 감정과 관련 없이 눈물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영화에서 피리 소리에 춤을 추는 코브라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코브라는 귀가 없고, 단지 피리를 보고 다른 뱀으로 오해해 거기에 반응하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귀엽게 생긴 수달은 수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성격은 매우 예민하고 사납다. 대공원은 "귀여운 외모를 보고 만지려고 하는 행동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는 속담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대표적 텃새인 까치는 자신의 영역 안에 있는 사람과 동물을 기억하므로 낯선 사람이 오면 경계해서 울기도 한다고 대공원은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25일부터 휴관 중인 대공원은 "코로나19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이겨내는 데 힘이 되고자 다양한 내용의 별별 리스트를 연재하겠다"고 밝혔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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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코로나19 때문에 만든 거 아냐”… 현재 판매 물량 없어
경복궁 수문장이 쓴 도깨비 문양 마스크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문장 마스크 어디서 사야 하나요?”라는 구매 문의가 잇따르지만, 이 마스크는 현재 살 수 없습니다.
수문장들은 한복 복식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기존 마스크 위에 금실 자수 도깨비 문양의 마스크를 썼습니다. SNS에서는 “도깨비 마스크라니, 궁궐을 지키는 수문장과 잘 어울린다”(da*****), “판매 중이면 소장하고 싶은 욕심이 난다”(gi*********) 등 호응이 잇따랐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가 큰 관심사이다 보니 뒤늦게 도깨비 마스크가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긍정적 반응은 구매 문의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 마스크는 코로나19와는 관계 없이 몇 해 전부터 한국문화재재단에서 한 업체로부터 납품 받아 판매해 왔는데요. 국립고궁박물관 아트숍, 문화재재단 홈페이지 상품몰에서 4만원에 팔렸지만 현재는 물량이 떨어져 구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 SNS에서 화제가 된 사진 속 수문장 마스크는 두꺼운 겨울용인데, 이달 초부터 재단에서 자체 제작한 봄용 복면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존 마스크처럼 도깨비 문양은 그대로지만 마스크 천 두께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 복면은 판매용은 아니기 때문에 구매가 불가능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SNS에서 화제가 된 마스크는 여러 해 전부터 있던 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복궁 수문장들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화재청은 2일부터 경복궁을 비롯한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에 있는 수문장과 문화재 해설사 등 궁궐 현장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쓰도록 했는데요.
이러나 저러나 마스크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시대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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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1913∼1974)의 대표작 '우주'(Universe 5-IV-71 #200)가 100억원을 훌쩍 넘기며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우주'는 23일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131억8천750만원(8천8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구매 수수료는 포함하지 않은 가격이다.
수수료를 뺀 낙찰가 기준으로 한국 미술품이 경매에서 100억원 넘는 가격에 팔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20세기&동시대 미술 이브닝 경매 하이라이트 작품 중 하나로 선보인 '우주'는 시작가 약 60억원(4천만 홍콩달러)으로 출발, 치열한 경쟁 끝에 예상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전화로 경매에 참여한 고객에게 돌아갔다. 낙찰자는 크리스티 뉴욕을 통해 경매에 참여한 외국 컬렉터로 추정된다.
1971년작 푸른색 전면점화인 '우주'는 김환기 작품 가운데 가장 큰 추상화이자 유일한 두폭화다. 254×127㎝ 독립된 그림 두 점으로 구성돼 전체 크기는 254×254㎝에 달한다.
김환기 작품 중에도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그림으로, 기량이 최고조에 이른 작가의 말년 뉴욕 시대에 완성했다. 자연의 본질을 담아내려고 한 김환기 예술사상과 미학의 집성체로 평가된다.
작가의 헌신적인 후원자이자 각별한 친구, 주치의였던 의학박사 김마태(91)씨 부부가 작가에게 직접 구매해 40년 넘게 소장했다. 1971년 완성 이후 경매 출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환기 작품은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1년 6개월 만에 자체 경신했다.
직전 최고가는 김환기가 1972년 그린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가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기록한 낙찰가 85억3천만원(6천200만 홍콩달러)이다.
김환기 작품은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순위 상단을 독차지했다. 9위 이중섭 '소'를 제외한 상위 10위가 모두 김환기 작품으로 채워졌다.
이날 경매 결과는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쾌거로, 김환기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입력 2019.11.05. 11:52 수정 2019.11.05. 14:45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심(深)우주 탐사선 '보이저2호'가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우주로 진입한 지 5일로 만 1년이 됐다.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1호보다 6년이 늦었지만, 보이저2호가 성간우주에 진입하면서 보내온 자료로 태양계 끝과 그 너머도 베일을 벗게 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외신 등에 따르면 보이저2호가 빛조차 한나절 이상 걸리는 곳에서 보내온 태양계 끝의 자료를 분석한 새로운 논문 5편이 성간우주 진입 1년을 맞아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 논문들은 보이저2호에 실린 자기장 센서와 입자 분석기, 플라스마 측정기 등 5대의 장비로 측정한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다.
태양은 전기를 띤 미립자를 지속해서 흘려보낸다. 이는 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같다고 해서 태양풍으로도 불리는데, 태양풍이 미치는 곳이 태양권(heliosphere)이며, 그 끝에서 성간우주와 맞닿아 있는 곳이 태양권 계면(heliopause)이다.
태양권은 비행장이나 고속도로 등에서 풍향을 표시하는 '바람자루(wind sock)' 또는 성간우주를 항해하는 배와 비슷한 것으로 묘사됐다.
보이저2호는 작년 11월 5일 태양권 계면을 넘어 성간우주로 진입했다.
당시에는 태양권 입자가 급감하고 이보다 에너지가 높은 입자인 우주선(cosmic ray)의 비율이 극적으로 높아져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새로운 공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플라스마의 밀도와 온도 등으로 성간우주 진입을 재확인했다.
플라스마는 원자에서 전자가 떨어져 나가 이온화된 상태의 고온 가스로 태양권 내에서는 전반적으로 온도가 높고 밀도는 낮지만, 성간우주에서는 온도가 이보다 낮고 밀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권 계면 직전에는 플라스마 밀도가 높아졌으며, 태양권 계면을 넘어간 직후에는 플라스마의 온도가 예상보다 높아 태양권 계면 안팎에서 압축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원인까지는 분석되지 않았다.
또 태양의 11년 활동 주기에 따라 태양권 계면이 폐(肺)처럼 확장하거나 수축할 것으로 예상돼왔는데, 이는 보이저1호가 122.6 AU(1AU=태양~지구거리·약1억4천900만㎞), 보이저2호는 119.7AU에서 태양권 계면에 도달한 것을 통해 확인됐다. 보이저1호는 태양 활동이 정점에 달했을 때, 보이저2호는 태양 활동이 최저점에 가까울 때 태양권 계면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보이저2호가 보이저1호 때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성간우주에는 아직 진입하지 못하고 불안정한 상태의 전이 영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의 물리학 교수로 보이저 프로젝트에 참여해온 에드워드 스톤 박사는 "보이저호는 태양이 우리은하의 성간우주를 채우고 있는 물질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보여줬다"면서 "보이저2호가 보내온 새로운 자료가 없었다면 보이저1호를 통해 본 것이 특정 부분이나 시간대의 현상인지 태양권 전체의 현상인지를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보이저호는 당초 1977년 8월과 9월에 각각 발사될 때 목성과 토성을 탐사하는 4년 프로젝트로 출발했지만 1989년 성간우주 탐사로 목표가 전환돼 42년째 탐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보이저2호는 1호보다 열흘 앞선 8월 25일 발사됐으나 천왕성과 해왕성까지 탐사하느라 보이저1호보다 6년 늦게 성간우주에 들어섰다.
현재 보이저1호는 태양에서 약 220억㎞, 보이저2호는 182억㎞ 떨어진 곳을 비행 중이다. 보이저 2호가 있는 곳은 빛의 속도라고 해도 16.5시간이 걸리는 먼 곳이다.
보이저 1,2호는 모두 프루토늄-238의 자연 반감을 통해 열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로 바꿔 동력으로 이용하는데 전력생산량이 점점 떨어지는 상황이다.
앞으로 5년 이상은 더 지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이저호가 수명을 다한 뒤에는 당분간 성간우주에 진입할 탐사선이 없어 이들의 수명을 하루라도 더 연장하기 위해 NASA 과학자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