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장 뒤 낙가산엔 가을이 한창이다.
검은 구름이 내려와 산을 가렸다.
비가 추적추적 온다
단풍을 초토화 시키는 비.
불면증으로 힘들다.
토마토쥬스해서 나누워 마시고 남편은 출근했다.
남편은 성실한 게 큰 장점이다.
아프지 말고 평탄한 삶이면 좋겠다.
주님을 알아가며 신앙도 가지면 좋으련만 내 욕심이다.
가을만 오면 우울증이 도진다.
아름답고 서글픈 계절이다.
선뜩한 바람이 스치고 차가운 비라도 오면 몸살을 앓는다.
먼 나라 가신 엄마가 보고 싶고, 서울로 유학 간 애들이 그립다.
부모가 일찍 가신 후 고향이 없어졌다.
아직은 젊은가, 그래서 방황을 하는가?
가을이 가기 전에 여행이라도 갔으면 좋겠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유유자적 시나브로 여유를 갖고
유쾌하고 상쾌하게 떠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조금 더 늙으면 마음에 평화가 올까?
중늙으니가 감수성이 남 달라 고생이다.
가을아 ! 어서 가라.
비 오는 가을은 더욱 싫으니 어서 가라.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고 살려면 내 심성이 무뎌져야 겠는데 뭔 수가 없을까?
2019.8.17.
십 사 년 전 쓴 글을 보니 맞춤법, 띄어쓰기, 글의 구성, 글의 감각 엉망이다.
그때만 해도 눈이 좋았는지 9 포인트로 썼다. 지금은 18 포인트.
십 사 년간 써온 글은 일기식이라 공개는 못하겠다.
사진도 열심히 찍었고, 삶의 애환을 블로그에 들어와 풀었었다.
좋은 연습장이었다.
그렇게 견디고 이렇게 늙었다.
내일도 나는 시를 짓고 수필을 쓰겠다.
계속 꽃 사진을 담겠다.
도서관 사슴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겠다.
밝은 낮엔 책을 읽고 베란다에 있는 화초들과 대화를 하겠다.
필 때 질 때 아픈 꽃들을 사랑한다.
'베라가못'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깨비마스크 (0) | 2020.03.21 |
---|---|
김환기 '우주', 한국미술사 새로 썼다 (0) | 2019.11.27 |
성간우주로 간 보이저 2호가 밝혀낸 태양계 끝과 그 너머 (0) | 2019.11.05 |
냉장고 (0) | 2007.07.11 |
첫인사. (0) | 2005.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