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년 만에 냉장고를 샀다.

고장 나기를 애타게 바랐는데?????

고장 나지도 않은 걸 버리자니 아깝기도 하지만

하는 수 없지.

들어갈게 없어서 텅텅 비어 있는 냉장고를 보고 웃었다.

승희가 일기에 까지 쓴 냉장고, 게 스티커 부치고 좋아했는데

오래 된 것들이 또 하나 살아지네

보라 헌날은 가고 새날이 오리니......

모두가 가는 게 인생이지

그 날까지 잘 살아야지

후회없는 날들이 되야지

보일러 갈고 냉장고 사고

언제 돈 모으나?

노후자금 몬다고 야무지게 생각했는데 쓰느라 바쁘다.


십 년 만에 고장

이 년 후 또 고장

        2019년 5월

                 12 년 만에 다시 샀다.


예삐 엉덩이 보이네 보고싶은 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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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으막하게 일어나 보니 눈이 하얗게 왔다.

온 세상이 깨끗하고 큰 축복이 있는 듯 싶다.

오늘 딸이 예비 시댁에 인사 드리러 갔다 .

긍금해서 문자 넣지민 답이 없다.

5시 좀 안 되서 연락이 왔다.

"엄마! "  모두 친절히 잘 해주셨다고 이따가 집에 가서 전화 한단다.

 

일년을 사귀며 말도 많더니 이제 시작이네.

오빠가 연애를 안 하고 공부만 했는지 너무 뭘 모른다고,

매력도 없고 모범생 이라는둥 하더니  점점 날이 가면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오빠기 좋아지고 정도 많이 들었다고

좋은 가문에 선이 들어와 한 번 보래도 싫다고 한다. 

       .

어릴때부터  딸애는 공주였다.

공부도 잘 하고 예쁘고  늘씬하고 성격 좋고  공주병이 있어서 탈이지 ...... .

잘 크더니 서울로 대학을 가서 팔년간을 생활했다.

똑 소리나게 잘 살았다. 박사공부까지 한다고 하지만

뭐하러 그 어려운 공부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대학원 다니며 어려워 하는 걸 많이 봐와서 극구 말렸지만

기어코 공부한다고 고집을 핀다.

 

내가 원치않던 시댁을 만나,  지금도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라

딸애는 부디 시집가서, 시댁에 잘 하고 남편과 더불어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길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딸은 시부모 사랑 받고 잘 할 것이다.

하루종일 눈이 온다.

우리 딸에게 축복이 있을 것이다.

내가 못 받은 축복을 딸은 모두 받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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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장 뒤  낙가산엔 가을이 한창이다.

검은 구름이 내려와 산을 가렸다.

비가 추적추적 온다

단풍을 초토화 시키는 비.

 

 

불면증으로 힘들다.

 

 

 

토마토쥬스해서  나누워 마시고 남편은 출근했다.

남편은 성실한 게 큰 장점이다.

아프지 말고 평탄한 삶이면 좋겠다.

주님을 알아가며 신앙도 가지면 좋으련만  내 욕심이다.


 

 

가을만 오면 우울증이 도진다.

아름답고 서글픈 계절이다.

선뜩한 바람이 스치고 차가운 비라도 오면 몸살을 앓는다.

먼 나라 가신 엄마가 보고 싶고, 서울로 유학 간 애들이 그립다.

부모가 일찍 가신 후 고향이 없어졌다.

아직은 젊은가, 그래서 방황을 하는가?


 

 

 

가을이 가기 전에 여행이라도 갔으면 좋겠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유유자적 시나브로 여유를 갖고

유쾌하고 상쾌하게 떠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조금 더 늙으면 마음에 평화가 올까? 

중늙으니가 감수성이 남 달라 고생이다.

가을아 ! 어서 가라.

비 오는 가을은 더욱 싫으니 어서 가라.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고 살려면 내 심성이 무뎌져야 겠는데 뭔 수가 없을까?


                                         2019.8.17.

십 사 년 전 쓴 글을 보니 맞춤법, 띄어쓰기, 글의 구성, 글의 감각 엉망이다. 

그때만 해도 눈이 좋았는지 9 포인트로 썼다. 지금은 18 포인트.

십 사 년간 써온 글은 일기식이라 공개는 못하겠다.

사진도 열심히 찍었고, 삶의 애환을 블로그에 들어와 풀었었다.

좋은 연습장이었다.

그렇게 견디고 이렇게 늙었다.


내일도 나는 시를 짓고 수필을 쓰겠다.

계속 꽃 사진을 담겠다.

도서관 사슴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겠다.

밝은 낮엔 책을 읽고 베란다에 있는 화초들과 대화를 하겠다.

필 때 질 때 아픈 꽃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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