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나비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길                                                        


 내 소년 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

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

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빛에 호져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갔다가

도 노을에 함뿍 자줏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내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다녀갔

다. 까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 둔덕과 어두

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늘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

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지를 모른다는 마을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

기가 돌아올 것만 같아 멍하니 기다려 본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이 기어와

서 내 뺨의 얼룩을 씻어준다.

 

 

 

봄은 전보도 안치고                                  

 

아득한 황혼의 찬 안개를 마시며

긴말 없는 산허리를 기여오는

차소리

우루루루

오늘도 철교는 운다. 무엇을 우누.

글세 봄은 언제 온다는 전보도 없이 저 차를 타고

도적과 같이 왔구려

어머니와 같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골짝에서 코고는 시내물들을 불러 일으키면서 ......

해는 지금 붉은 얼굴을 벙글거리며

살아지는 엷은 눈 우에 이별의 키쓰를 뿌리노라고

바쁘게 돌아댕기오.


포풀라들은 파란 연기를 뿜으면서

빨래와 같은 하얀 오후의 방천에 느러서서

실업쟁이처럼 담배를 피우오.


봄아

너는 언제 강가에서라도 만나서

나에게 이렇다는 약속을 한 일도 없건만

어쩐지 무엇을 --- 굉장히 훌륭한 무엇을

가저다줄 것만 같애서


나는 오늘도 굉이를 맨채 돌아서서

아득한 황혼의 찬 안개를 마시며

긴말이 없는 산기슭을 기어오는 기차를 바라본다.

 

 

분수                                                      


태양의 무수한 손들이

칠흙의 비로도 휘장을 분주하게 걷워간 뒤

창머리에는 햇볕의 분수에 목욕하는

(어린 마돈나) 수선화의 나체상 하나.

순아.

지난밤 나는 어둠 속에서 남몰래

휴지와 같이 꾸겨진 나의 일년을 살그머니 펴보았다.


나의 가슴의 무덤 속에서 자는

죽지가 부러진 희망의 시체의 찬등을 어루만지며

일어나보라고 속삭여 보았다.


나의 꿈은 한 끝이 없는 초록빛 잔디밭

지난밤 그 우에서 나의 식욕은 태양에로 끌었단다.


그러나 지금은 아침.

순아 어서 나의 병실의 문을 열어다고

푸른 천막 꼭댁이에서는

흰 구름이 매아지처럼 달치 안니?


우리는 뜰에 나려가서 거기서

거기서 우리의 병든 날개를 햇볕의 분수에 씻자.

그러고 표범과 같이 독수리와 같이 몸을 송기고

우리의 발꿈치에 쭈그린 미운 계절을 바람처럼 꾸짖자.

 

 

비                                                        


굳은 어둠의 장벽을 시름없이 녹크하는

비들의 가벼운 손과 손과 손과 손 ......

그는 아스팔트의 가슴 곳에 오색의 감정을 기르며 온다.

대낮에 우리는 아스팔트에게 향하야

"엑 둔한자식 너도 또한 바위의 종류고나"하고 비웃었다.

그렇지만 지금 우둑허니 하눌을 쳐다보는

눈물에 어린 그 자식의 얼굴을 보렴


루비, 에머랄드, 사파이어, 호박, 비취, 야광주 ......

아스팔트의 호수면에 녹아나리는 네온싸인의 음악.

고양이의 눈을 가진 전차들은

(대서양을 건너는 타이타닉호처럼)

구원할 수 없는 희망을 파묻기 위하야

검은 추억의 바다를 건너간다.


그들의 구조선인 듯이

종이 우산에 맥없이 매달려

밤에게 이끌려 헤엄쳐가는 어족(魚族)들

여자 ------

사나히 ------

아무도 구원을 찾지 않는다.


밤은 심해의 돌단(突端)에 좌초했다.

SOSOS

신호는 해상에서 지랄하나

어느 무전대도 문을 닫었다.

 

 

연가(戀歌)                                              
 

두 뺨을 스치는 바람결이 한결 거세어 별이 꺼진 하늘 아래

짐승처럼 우짖는 도시의 소리 피해오듯 돌아오면서

내 마음 어느 새 그대 곁에 있고나

그대 마음 내게로 온 것이냐


육로(陸路)로 천리(千里) 수로(水路) 천리

오늘 밤도 소스라쳐 깨우치는 꿈이 둘

가로수 설레는 바람소리 물새들 잠꼬대……

그대 앓음소리 아닌 것 없고나


그대 있는 곳 새나라 오노라 얼마나, 소연하랴

병 지닌 가슴에도 장미 같은 희망이 피어

그대 숨이 가뻐 처녀같이 수다스러우리라


회오리 바람 미친 밤엔 우리 어깨와 어깨 지탱하여

찬비와 서릿발 즐거이 맞으리라

자빠져 김나는 뭉둥아리 하도 달면 이리도 피해 달아나리라


새나라 언약이 이처럼 화려커늘

그대와 나 하루살이 목숨쯤이야

빛나는 하루 아침 이슬인들 어떠랴

 

 

연륜(年輪)                                             


무너지는 꽃이파리처럼

휘날려 발 아래 깔리는

서른 나문 해야


구름같이 피려던 뜻은 날로 굳어

한 금 두 금 곱다랗게 감기는 연륜(年輪)


갈매기처럼 꼬리 덜며

산호(珊瑚) 핀 바다 바다에 나려앉은 섬으로 가자


비취빛 하늘 아래 피는 꽃은 맑기도 하리라

무너질 적에는 눈빛 파도에 적시우리


초라한 경력을 육지에 막은 다음

주름 잡히는 연륜(年輪)마저 끊어버리고

나도 또한 불꽃처럼 열렬히 살리라

 

 

기상도(氣象圖)                                         
- 세계의 아침
 

비늘

돋힌

해협(海峽)은

배암의 잔등

처럼 살아났고

아롱진 [아라비아]의 의상을 둘른 젊은 산맥들.

 

바람은 바닷가에 [사라센]의 비단폭처럼 미끄러웁고

오만(傲慢)한 풍경은 바로 오전 칠시(七時)의 절정(絶頂)에 가로

누었다.

 

헐덕이는 들 우에

늙은 향수(香水)를 뿌리는

교당(敎堂)의 녹쓰른 종(鍾)소리.

송아지들은 들로 돌아가렴으나.

아가씨는 바다에 밀려가는 윤선(輪船)을 오늘도 바래 보냈다.

 

국경 가까운 정거장(停車場).

차장(車掌)의 신호(信號)를 재촉하며

발을 굴르는 국제열차.

차창마다

[잘 있거라]를 삼키고 느껴서 우는

마님들의 이즈러진 얼골들.

여객기들은 대륙의 공중에서 티끌처럼 흩어졌다.

 

본국(本國)에서 오는 장거리 「라디오」의 효과를 실험하기 위하야

「쥬네브」로 여행하는 신사(紳士)의 가족들.

「샴판」. 갑판. 「안녕히 가세요」. 「다녀오리다」

선부(船夫)들은 그들의 탄식을 기적(汽笛)에 맡기고

자리로 돌아간다.

 

부두에 달려 팔락이는 오색의 「테잎」

그 여자의 머리의 오색의 「리본」

 

전서구(傳書鳩)들은

선실의 지붕에서

수도(首都)로 향하여 떠난다.

…「스마트라」의 동쪽. …5「킬로」의 해상(海上) … 일행 감기(感氣)도 없다.

적도(赤道) 가까웁다. … 20일 오전 열 시. …

  

 

哭 白凡先生                                            

 

살 깎고 피 뿌린 四十년

돌아온 보람

금도 보석도 아닌

단 한알의 탄환

꿈에도 못 잊는

조국통일의 산 生理를 파헤치는

눈도 귀도 없는 몽매한 物理여?

동으로 동으로 목말라 찾던 어머니인 땅이

인제사 바치는 성찬은 이뿐이든가.

저주받을세 옳은 민족이로다.

스스로 제 위대한 혈육에

아로새기는 박해가 어찌 이처럼 숙련하냐.

위태로운 때

큰 기둥 뒤 따라 꺾여짐

민족의 내일에

빗바람 설레는 우지즘 자꾸만

귀에 자욱하구나.

눈물을 아껴둬 무엇하랴

젊은 가슴마다 기념탑 또하나 ?어지는 소리

옳은 꿈 사랑하는 이어던 멈춰서

가슴 告아 여기 통곡하자

눈물 속 어리는

금없는 조국의 어여뿐 얼굴

저마다 처다보며

꺼꾸러지며

그를 넘어 또다시 일어나 가리

 

 

단념                                                      
 
이십 대에는 성盛히 욕망하고 추구하다가도

삼십 대만 잡아서면 사람들은

더욱 성하게 단념해야 하나 보다.


학문을 단념하고 연애를 단념하고

새로운 것을 단념하고 발명을 단념하고

드디어는 착한 사람이고자 하던 일까지 단념해야 한다.


삼십이 넘어 가지고도 시인이라는 것은

망나리라는 말과 같다고 한 누구의 말은

어쩌면 그렇게도 찬란한 명구냐.


약간은 단념하고 약간은 욕망하고 하는 것이

제일 안전한 일인지도 모른다.

 

 

김기림 金起林 (1908. 5. 11 - ?)                                                                 

 

본명 인손(仁孫), 필명 편석촌(片石村). 함경북도 학성군 학중(鶴中)에서 출생하였다. 서울 보성고보(普成高普), 일본 니혼[日本]대학을 거쳐 도호쿠[東北]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1930년대 초반에 《조선일보》 기자로 활약하면서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특히 시 창작과 비평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의 문학 활동은 구인회(九人會)에 가담한 1933년경부터 본격화되어, I.A.리처즈의 주지주의(主知主義) 문학론에 근거한 모더니즘의 새로운 경향을 소개하고, 그러한 경향에 맞추어 창작에 임하기도 하였다.


첫 시집 《기상도(氣象圖)》(1936)는 현대시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주지적인 성격, 회화적 이미지, 문명비판적 의식 등을 포함한 장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시집 《태양(太陽)의 풍속(風俗)》(1939)에서는 이미지즘이 더욱 분명한 경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8·15광복 후 월남하였으며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하여 정치주의적인 시를 주장하였고, 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중앙대학교 등에서 문학을 강의하다가 6·25전쟁 때 납북되었다. 시집에 《바다와 나비》(1946) 《새노래》(1948)가 있고, 저서에 《문학개론》(1946) 《시론》(1947) 《시의 이해》(1949) 등이 있으며, 1988년 《김기림전집》이 간행되었다. 

 

 

 

출처 : 윤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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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조병화


전투는 끝났다
이제 스스로 물러날 뿐이다
긴 그 어리석은 싸움에서
그 어리석음을 알고
서서히, 서서히, 돌아서는
이 허허로움
아, 얼마나 세상사 인간관계처럼
부끄러운 나날이었던가
실로 살려고 기를 쓰는 것들을 보는 것처럼
애절한 일이 또 있으랴
가을이 접어들며 훤히 열리는
외길, 이 혼자
이제 전투는 끝났다.
돌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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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저녁 1            

                                                                   유하

여의도로 밀려나가는 강변도로

막막한 앞길을 버리고 문득 강물에 투항하고 싶다.

한때 만발했던 꿈들이 허기진 하이에나 울음처럼

스쳐간다 오후 5시 반

에프엠에서 흘러나오는 어니언스의 사랑의 진실

추억은 먼지 낀 유행가의 몸을 빌려서라도

기어코 그 먼 길을 달려오고야 만다

기억의 황사바람이여, 트랜지스터 라디오 잡음같이 쏟아지던

태양빛, 미소를 뒤로 모으고 나무에 기대 선 소녀

파르르 성냥불처럼 점화되던 첫 설레임의 비릿함, 몇 번의 사랑

그리고 마음의 서툰 저녁을 불러 모아 별빛을 치유하던 날들 ... ...

나는 눈물처럼 와해된다

단 하나 무너짐을 위해 생의 날개는 그토록 퍼덕였던가

저만치 존재의 무게를 버리고 곤두박질치는 물새 떼

세상은 사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기에

오래 견디어 낸 상처의 불빛은

그다지도 환하게 삶의 노을을 읽어 버린다

소멸과의 기나긴 싸움을 끝낸 노울처럼 붉게 물들어

쓸쓸하게 허물어진다는 것,

그렇게 이 세상의 모든 저녁이 나를 알아 보리라

세상의 모든 저녁을 걸으며 사랑 또한 자욱하게 늙어 가리라

하지만 끝내 머물지 않는 마음이여, 이 추억 그치면

세월은 다시 흔적 없는 타오름에 몸을 싣고

이마 하나로 허공을 들어 올리는 물새처럼 나 지금

다만 견디기 위해 꿈꾸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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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 들길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 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 마을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김용택,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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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당신이 보고 있는 달과
내가 바라보고 있는 달이 같으니
우리는 한 동네지요
이곳 속 저 꽃
은하수를 건너가는 달팽이처럼
달을 향해 내가 가고
당신이 오고 있는 것이지요
이 생 너머 저 생
아득한 한 뼘이지요
그리움은 오래되면 부푸는 것이어서
먼 기억일수록 더 환해지고
바라보는 만큼 가까워지는 것이지요
꿈속에서 꿈을 꾸고 또 꿈을 꾸는 것처럼
달 속에 달이 뜨고 또 떠서
우리는 몇 생을 돌다가 와
어느 봄밤 다시 만날까요

 

권대웅 ‘아득한 한 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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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은 매일매일 말라가요

풀벌레 소리도 야위어가요

나뭇잎은 물들어요

마지막 매미는 나무 아래에 떨어져요

나는 그것을 주워들어요

이별은 부서져요

속울음을 울어요

빛의 반지를 벗어놓고서 

내가 잡고 있었던 

그러나 

가늘고 차가워진 

당신의 손가락과 비켜간 어제



시월/ 문태준












 


조성진, Seong-Jin Cho -

Tchaikovsky - The Seasons - October "Autumn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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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十月)

 

 

                                                              장석남

 

 

 

 

 

홑것차림의 이런 말소리도 들려오는 것이다

단풍 들어

단풍이 들어

이제는 띄엄띄엄 말도 놓는 사이가 되어

청색시대(靑色時代) 살러 오는 새털구름에게

나는 이런 응답을 놓아본다

 

근면(勤勉)으로

눈과 귀의 단추 풀어다오

혀는 네가 주는 노래로 반짝일 테야

 

서녘 바람에 해바라기가

거짓을 쏘아보던 눈과도 같이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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