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강. [마음을 열면서] 행복한 시간이 되고 계십니까? /최원현
제2강. [마음을 열면서] 행복한 시간이 되고 계십니까?
바닷가에 나갔습니다.
날이 참 좋은 날입니다.
모래밭을 걷고 있는데 저만치서 반짝 반짝 빛나는 것이 있었습니다.
저게 뭘까? 궁금했습니다.
해서 발걸음을 옮겨 그곳으로 가봤습니다.
헌데 가까이 가자 반짝이는 것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헌데 거기엔 깨진 유리병 조각이 하나 있을 뿐이었습니다. 실망입니다.
그토록 찬란하고 강렬하게 빛을 내던 것이 겨우 유리 조각이라니요.
그런데 그 유리 조각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았더니 아주 작게 반짝이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유리가 깨진 유리가루겠지 생각하며 발길을 돌리려다 다시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반짝이는 부분의 모래 한 줌을 손에 들고 좀더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그것은 사금(沙金), 금가루였습니다.
여러분은 어쩌면 무언가 호기심으로,
또는 커다란 기대로 이곳을 찾았을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큰일입니다.
여러분은 깨진 유리 조각의 실체 앞에서 실망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인내하며 강좌를 이해하려고 하신다면 틀림없이 금가루를 발견할 것입니다.
물론 그 사금가루는 금방 여러분의 가계 경제에 도움을 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발견한 사금가루가 바로 수필이 되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사금들을 모으면 여러분의 아름다운 목걸이도 반지도 팔찌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께 사금을 찾는 법, 그리고 그 사금가루가 여러분에게 소중한 무언가로 변화될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그러나 모으고 만드는 것은 바로 여러분 스스로의 몫입니다.
이 작업을 저와 같이 해 보시는 것입니다.
자 그럼 우리가 맨 처음 무엇을 해볼까요?
먼저 수필(隨筆)이란 게 뭔지,
아니 그보다 먼저 문학(文學)이란 게 뭔지 부터 잠시 생각해 보고 다음으로 넘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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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문학 그리고 수필문학
1. 문학(文學)이란 무엇인가.
* 문학이란
수필을 쓰고자 하여 수필문학이 무엇인가를 알아보기 전에
문학이 무엇인지를 잠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文學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기호로 이루어진 언어의 구조, 의미, 기능 등을 다루는 학문' 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문학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시나 소설이나 수필과 같은 특정한 분야를 연상하며,
사실 그것이 문학의 주류를 이루어 왔습니다.
그래서 문학평론가 아놀드(Matthew Arnold)는
'문학은 언어를 사용하여서 인생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곧 문학이란
'언어라는 수단(도구)의 도움으로써 인생을 해석하고 표현하는데,
그것을 예술적 기교로써 표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예술적 기교가 바로 작가의 몫인 것입니다.
또한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문학이 '사회현실의 반영이냐, 사회현실을 변화시키는 것이냐'를 두고도
많은 논란이 되어왔습니다.
문학작품의 내용을 두고도
'작가 개인적 견해인가, 작가가 속한 집단이나 계급의 견해이냐'에도 논쟁이 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이 시간 수필을 쓰고자 하는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문학이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작가와 독자의 만남'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독자의 자리에만 있던 내가 작가가 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제는 작가에 대한 독자의 만남이었던 것에서,
역으로 독자와의 만남을 '작가가 된 나를 통해 이룬다'는 것인데,
그것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루며,
나아가서는 그 언어를 독자가 좋아하게끔 맛있게 만들어 제공하는 만남
이를테면 '맛있게 먹는 일'이 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독자는 비정할 만큼 냉철합니다.
독자는 처음부터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었으며, 그렇기에 나를 좋게 보아줄 이유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미지의 독자에게 나를 알리고 인정을 받지 못하면 작가가 될 수 없습니다.
곧 문학은 내가 생산한 것을 소비해 주는 독자가 있을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순수문학'은 독자를 의식하지 않는 작가 고유의 창작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작가가 살아있을 때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훗날 역사가 평가해 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학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의 장르가 작가가 살고 있는 시대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 시대를 사는 사람이, 그 시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작품을 썼다면, 그가 이 시대를 뛰어넘는 천재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작품상에 문제가 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 우리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사람의 입장에서 문학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인 만큼 예술은 시대적 산물일 수 있음을 인정함이 옳을 것입니다.
더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상황이 많이 변했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강의가 이루어지는 on line 이라는 새로운 세계(공간/환경)가 생긴 것입니다.
지역적이고 한정적이던 세계가 초지역적 초공간적으로 확대되었으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던 것,
체면이나 다른 사람의 이목을 생각하던 제약도 무시할 수 있는 환경에서
수많은 독자를 동시에 만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엄청난 변화의 상황에서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기존의 텍스트적 답으로는 충분한 이해를 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지난 2001년 3월말로 한국의 인터넷 이용인구가 2093만명(국민의 약 50%)을 돌파했다고 했습니다(2001.3.17.동아일보).
지금은 훨씬 더 많아졌을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문학을 언어로서만이 아니라 영상과 음향으로도 이해하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문학이 단순히 문자 언어로서 독자를 찾던 시대가 아닌 만큼 문학에 대한 정의나 개념도 보완되고 재정립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 그런데 우리에게 왜 문학이 필요한 것일까요?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라는 존재를 나타내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쓰기는 아주 좋은 방법이요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의 글쓰기는 항상 인간의 의식과 그것이 위치한 환경간의 긴장을 반영하게 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충실하게 글로 묘사하기도 하고, 또 그 현실 속에 감추어진 의미를 글로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학이 단순히 현실을 말하기보다
그 현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자신의 희망을 담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삶을 충실히 반영하는 쪽에 더 비중을 두는 이가 많습니다.
문학이 현실에서의 삶을 가감 없이 반영하는 그 순간,
그 속에도 인간의 고통과 소망은 함께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시가 독자의 감각이나 감정에 호소하여 상상력을 자극함으로 감동을 일으키는 것이라면,
소설은 현실적 문제를 허구로 구성해서 인간의 문제를 다루되,
그 허구의 세계를 현실적 환경처럼 인식시킴으로서 감동을 일으키는 것이며,
수필은 현실적 체험적 내 이야기를 감정적으로 보지 않고, 객관적 사실 개념에 충실하여,
과장하지 않고, 산문정신에 입각하여 쓰되, 독자에게 공감을 일으켜 감동케 하여 이들 모두에게 인간의 고통과 소망이 함께 녹아있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학이란 결국 인간의 얘기인 것입니다.
문학이란 곧 인간의 얘기, 곧 내 이야기요,
내 이야기 같고, 내 이야기일 수 있는 얘기를 문자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히딩크의 자신감 ** 처음에 강의에 접하면 두려움도 생깁니다. 조금 힘들면 도중에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때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히딩크 감독은 감독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입니다. 자기 능력과 자기 믿음이 분명하고 강해야 합니다.
주어진 목표를 향해 매진(proceed)할 수 있는 추진력입니다.
물론 전제(前提)가 있습니다. 마땅히 감독은 귀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하는 말들을 모두 성실하게 귀담아 듣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감독은 소신이 흔들리면 안 됩니다." 라고 했습니다.
수필을 쓰고자 하는 여러분 각자는 바로 자신들의 감독입니다.
목표를 향해 매진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하찮은 것들도 하찮게 생각지 않는 열려있는 생각,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참고사항입니다.
작가는 자기 소신을 갖고 이것들을 재창조하는 사람임을 명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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