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을 죽이는 독소와 살리는 요소

 

임병식

 

 

'당신들의 천국'의 작가 이청준 선생은 말하기를, 글을 쓰는 일은 마치 '젖은 옷을 입고 거리를 나서는 것과 같다'고 했다. 어쩐지 개운치 않고 찌뿌둥한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허구의 작품을 쓰는 소설가의 마음이 그러할진대 ,하물며 자기를 드러내어 글을 써야 하는 수필가의 마음은 어쩌랴. 사람은 될수록 좋은 일은 자랑을 하고 싶어하고, 안 좋은 일은 감추려고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쓰면서 '이래서는 안되는데' 하면서도 잘 제어를 못하는지 모른다.해서 이번에는 필자가 생각하는 수필을 죽이는 독소와 살리는 요소를 짚어보기로 하겠다.

수필을 죽이는 독소

.도덕성의 흠결

전술 한바와 같이 수필은 인격과 글 쓰기가 별개가 아니고 함께 가는 문학이다. 때문에 도덕성의 흠결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친일을 했던 수필가가 애국심에 대한 글을 썼다고 하자. 누가 공감을 해주겠는가. 부동산 투기를 일삼고 세금포탈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별호가 붙은 사람이 아무리 유려한 필치로 사회정의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해도 공감해 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수필은 글따로 사람따로의 문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 자랑과 과시

자기 자랑과 과시는 결정적으로 수필을 죽이는 독소이다. 수필을 쓰는 사람치고 이 정도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러한 글들이 적지 않음은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 자랑과 과시는 대개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노골적으로 터놓고 거침없이 하는 경우와 안 그런 척 내숭을 떨면서 은근슬쩍 곁들이는 경우가 그것이다. 집안자랑을 포함해 자기와 가족자랑을 말함인데, 병폐가 아닐 수 없다. 왜 실수담, 실패담이 성공을 거두는 작품이 많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성의 없이 쓴 글

빈약한 체험과 깊이없는 사색, 그리고 농필로 쓰여진 글이 문학성이 확보될 리 만무하다.이런 글은 자기 기망을 넘어 독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수필을 살리는 요소

. 개성이 넘치는 글

다른이가 미쳐 생각하지 않는 기발한 발상과, 독특한 소재을 택하여 자기화한 문장으로 글을 쓸 때, 생명있는 글이 된다.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특장 하나쯤은 개발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떤 전문가가 아니라 어느 방면에 남다른 소양을 지님을 말한다. 여기서 참고로 한가지를 언급하자면 평소 신변 이야기를 많이 쓴 작가로 알려진 박연구 선생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글을 쓰면서 수필 속에 꼭 한두가지 나만의 장치를 해 둔다.' 두말할 것도 없이 개성있는 글쓰기를 말함인데 음미할 대목이다.

주제와 소재의 일체화.긴밀화

수필을 쓸 때는 주제가 잘 살아나도록 소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작품의 형상화와 의미화는 결국 그 정황에 들어맞는 소재와 문장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제와 소재는 마치 지휘관과 병사와의 관계로서, 일사불란하게 서로 조응되어야 하며 문장은 그 얼개가 아교칠과 같이 밀착되어야 한다.

. 꾸준한 자기 관리

인격 수련을 위해서 자기와 주변관리는 필수이다. 그리고 사색의 샘물이 마르지 않도록 작가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와 여행과 사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는 것이 아니다.

자료출처- 한국수필작가회 문학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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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랑의 쉼터 4050
글쓴이 : 정소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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