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행(利他行)

박종국(교사, 수필가)


여름 벌레는 얼음을 믿지 않습니다. 하루살이가 내일을 모르고 살듯이, 한철 메뚜기가 사계절을 훑어볼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작은 연못 속에 든 송사리가 너른 세상을 얘기할 수 없겠지요. 모두 넒은 세상의 형편을 모르는 사람을 빗대기에 딱 좋은 말입니다.


경황에 따라서 세상을 자세히, 꼼꼼하게 들여다 보아야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세상을 넓게 보아야 합니다. 뱀처럼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자에게는 땅 위의 수풀이나 먼지밖에 눈에 띄지 않습니다. 먼 곳을 보려면 독수리같이 힘차게 높은 하늘을 날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사람은 모두 자기만의 창으로 세상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자신이 보는 이상으로 넓고 깊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우물 가장자리 밖의 세상을 내다보지 못합니다.


식견이 좁은 자는 스스로 넓게 보지 못해 그 입으로 망하고, 그 입술에 스스로 옭아 매입니다. 사물을 잘못 헤아리고 함부로 내뱉는 말은 겨누지 않고 총을 쏘는 것과 같습니다. 제멋대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사람은 결국 싫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낯을 찡그리고 살면 세월이 괴롭고 하는 일마다 짜증이 납니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찔려봤자 무엇하겠습니까. 돌부리를 차면 제 발부리만 아픕니다. 마음이 편하면 하루하루가 잔치 기분이 납니다.


혜안을 갖고 남을 배려하는 다정스러운 말은 시원한 물보다도 더 목마름을 축여줍니다. 그렇기에 어떠한 말을 듣거나, 어떤 일을 당해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부드러운 말로써 대해야겠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을 헐뜯어가면서 제 욕심을 차린다면 참 슬픈 일입니다.


작은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것에도 만족할 줄 모릅니다. 자기 것만으로 만족하려는 사람은 더 많은 것을 얻어도 결코 만족하지 않습니다. 사소한 일 하나에도 남을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이 절실한 때입니다. 2010. 09. 08.

 

 

 

출처 : 박샘의 "배꾸마당이야기"
글쓴이 : 박종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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