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의 침묵  (0) 2021.09.30
대추 한 알 ― 장석주(1955∼ )  (0) 2021.08.25
멸치똥/안이숲  (0) 2021.08.18
  (0) 2021.08.09
- 나침반 (강영은시인) -  (0) 2021.07.2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