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이자 개천절. 며칠 동안 비 내리고 축축했던 날씨가 갑자기 맑아진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날이었다. 그래서인지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여유

롭고 기분이 좋아 보인다. 그런 것을, 그런 조그만 기후변화에도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을, 경기 침체와 신종 플루로 어둡고 침울한 터널을 벗어나지 못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과 같이 

추석을 계기로 밝은 세상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사진: 2일 오후 한라생태숲에서) 


화살나무는 노박덩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높이 3m정도 자란다. 줄기에

화살의 깃처럼 생긴 코르크의 날개가 길게 발달하여 화살나무라고 한다. 타

원형 또는 피침형의 잎은 마주나는데 가장자리에는 잔 톱니들이 있다. 연한

초록색의 꽃은 5월경 잎겨드랑이에서 취산꽃차례를 이루며 무리지어 핀다.

 

 

 

10월경에 붉은색으로 익는 열매는 터져 나와 흰색의 씨가 황적색의 씨껍질에

싸인 채 열매에 매달린다. 관목으로는 드물게, 가을에 잎이 붉게 물들어 붉은

색의 열매와 잘 어울린다. 열매를 새가 먹는 것으로 알려져 새를 불러들이기

위한 조경용 나무로 정원이나 공원에 흔히 심고 있다. 음지에서 잘 자라지만

해가 비치는 곳에서도 자란다.


추위에는 잘 견디지만 공해에는 약하며, 잔뿌리가 많고 가지가 많이 나오므로

어떤 토양에서든지 쉽게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란다. 이른 봄에 어린잎을 따서 나

물로 먹기도 하며, 코르크의 날개를 봄가을 햇볕에 말린 귀전우(鬼剪羽)를 치풍제,

지혈제 및 광증 치료에 사용하며, 낙태에도 쓴다. 줄기에 화살깃 같은 코르크가

발달하지 않은 종류를 회잎나무라고 한다. (申鉉哲 글)



 

 

♧  추석달 - 정희성


어제는 시래기국에서

달을 건져내며 울었다

밤새 수저로 떠낸 달이

떠내도 떠내도 남아 있다

광한전도 옥토끼도 보이지 않는

수저에 뜬 맹물달

어쩌면 내 생애 같은

국물을 한 숟갈 떠 들고

나는 낯선 내 얼굴을 들여다 본다

보아도 보아도

숟갈을 든 채 잠든

자식의 얼굴에 달은 보이지 않고

빈 사발에 한 그릇

달이 지고 있다 


 

 

♧ 추석달빛 - 서지월


옥수숫대 알 품는 서늘한

바람끼의 하늘 보면

저 달도 저리 밝아

옥동자玉童子라도 하나 품은 것일까


묘지 위의 혼들은 구천에 떠돌고

산 자의 옷자락은 이리도

부드럽고 가벼운데

옛 기러기는 날아오지 않는다.


강은 흐르건만 산이 막혀 못 오는가

들꽃처럼 돋아나는 별을 따고

긴 능선의 역사 앞에서

주름진 이마 잘룩한 허리의 강토.....


 

달이여 비추이거든

우리 가장 깊은 골짜기를 비추어

남북강산 할 것 없이 저 목 메인 만주땅

압록강 너머 길림 두만강 너머 연변

그리고 있잖은가, 해란강 띠를 두른

일송정에도 비추어다오!


옥수숫대 알 품는 서늘한 바람끼의

하늘 위에

혼령은 살아 있어

색동 치마저고리 흰 바지적삼의

펄펄펄 날리는 달빛이 숨 쉬고 있네.


 

 

♧ 추석 - 정군수

                                               

고향집 우물가에는

지금도 놋대야에 달이 뜨고 있으리

   

흰 고무신 백설같이 닦아내던 누이

손끝 고운 그리움도 남아 있으리

     

눈엔 듯 보이는 듯 뒤안을 서성이면

장독대에는 달빛 푸른 새금파리

     

눈에 비친 어머니 안쓰러움도   

오늘밤엔 기다림으로 남아 있으리 

 

굴렁쇠 안에 뜨는 둥근 보름달

고샅길 이슬 맞고 달려오며는

   

달빛 받아 피어나는 할아버지의 수염     

박꽃 같은 웃음도 남아 있으리



 

 

♧ 추석을 맞이하여 - 원영래


보라 

저 벌판을 적시며 흐르는

황금빛 찬란한 풍요로운 물결을.


꽃샘추위와 

모진 비바람

간단없이 찾아오는 병충해

풍전등화처럼 위태로운 순간이

어디 한 두번이랴

마음 졸이며 지켜 보아야 했던

태풍 그 험로를 건너

땀방울로 영그는 가을의 결실

농부의 마음 하늘도 감동하니

나비도 감히 범접하지는 못하더라.


 

가을볕은 따사롭고

들판을 흐르는 바람은 맑고 그윽하여

오곡백과는 저마다의 빛깔로 물들어

가을을 맞이하니

이 풍요로운 성찬을 준비한

농부의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하느니


빛이 밝을 수록 그림자는 짙어 가나니

백결선생의 방아타령으로 주리고 지친 마음 달래는

햇빛도 비껴가는 음습한 그늘 아래

쓸쓸히 처량한 한가위를 맞이하는 이웃은

둥근 보름달이 서럽고 원망스럽더라.


휘영청 보름달의 넉넉함과

무르익는 가을의 풍성함으로

나누는 기쁨이 함께하는

풍요로운 한가위가 되시기를...         



 

 

♧ 추석 보름달 - 靑山 손병흥


더도 덜도 말고 환하게 빛나는

두둥실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풍요롭고 꽉 찬 푸근한 달빛으로

포근하게 설레는 마음 감싸듯이

모두들 행복스런 삶 기원해보는

알알이 소중한 명절 추석에 얽힌

중추가절 미풍양속 너무나 많아

언제나 참 의미 되새겨보는 마음

조상의 깊은 얼 높이 휘영청 떠올라

더욱 밝게 이 세상 비추이는 가을날

풍성하고 훈훈한 인심 온 누리에 가득한

웃음꽃 흥이 절로 나는 일상 추석연휴.

 

 

 

 

출처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글쓴이 : 김창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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