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미풍

 

                                            말라르메

 

 

육체는 슬프다, 아아! 그리고 나는 모든 책을 다 읽었구나.

달아나리! 저곳으로 달아나리! 미지의 거품과 하늘 가운데서

새들 도취하여 있음을 내 느끼겠구나!

어느 것도, 눈에 비치는 낡은 정원도,

바다에 젖어드는 이 마음 붙잡을 수 없으리,

오 밤이여! 백색이 지키는 빈 종이 위

내 등잔의 황량한 불빛도,

제 아이를 젖먹이는 젊은 아내도.

나는 떠나리라! 그대 돛대를 흔드는 기선이여

이국의 자연을 향해 닻을 올려라!

한 권태 있어, 잔인한 희망에 시달리고도,

손수건들의 마지막 이별을 아직 믿는구나!

그리고, 필경, 돛대들은, 폭풍우를 불어들이니,

바람이 난파에 넘어뜨리는 그런 돛대들인가

종적을 잃고, 돛대도 없이, 돛대도 없이, 풍요로운 섬도 없이······

그러나, 오 내 마음이여, 저 수부들의 노래를 들어라!

 

[작가소개]

스테판 말라르메

<요약> 19세기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 그의 ‘화요회’에서 20세기 초 활약한 지드,

발레리 등이 배출되었다.

장시 《목신의 오후》(1876),《던져진 주사위》등이 있다. 프랑스 근대시의 최고봉으로

인정 받는다.

원어명 : Stéphane Mallarmé

출생-사망 : 1842.3.18 ~ 1898.9.9

국적 : 프랑스

활동분야 : 시

출생지 : 프랑스 파리

주요작품 : 《목신(牧神)의 오후》(1876) 《던져진 주사위》(1897)

파리 출생. 아버지는 재무성 등기관리국(登記管理局)의 관리였다.

5세 때 어머니를 여의고 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14세 때 재혼한 아버지의 임지(任地)인 욘 데파르트

중학교 기숙생이 되었으며 이 무렵부터 많은 습작을 했다.

18세 때 바칼로레아(대학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하였다. 한때 상스의

등기소에서 수습직원(修習職員)으로 근무했으나, 20세 때인 1862년에

연상의 연인 마리제랄(나중의 말라르메 부인)과 런던에 건너가,

어려운 생활 속에서 영어교사의 자격을 취득하였다. 다음해에 귀국하여

론강(江) 근처의 지방도시 투르농의 중학교에 부임하였다.

그 후 부장송 ·아비뇽 등의 중학을 돌아다니다가, 1871년 29세

때 파리로 돌아와 퐁탄중학(지금의 리세 콩도르세)에 취임하였으며,

모드 잡지의 편집과 E.A.포 작품의 번역을 하는 한편 C.보들레르의 영향을

깊이 받아 시작(詩作)에 몰두하였다.

그 상징적 시풍(詩風)은 차차 인정을 받게 되어, 젊은 예술가들이

매주 화요일 밤이면 그의 집에 찾아들었다. 후일 이 ‘화요회(火曜會)’에서

20세기 초엽의 문단에서 활약한 H.레니에, P.루이스, A.지드, P.클로델,

P.발레리 등이 배출되었다.

《제2차 현대고답시집》(1871)에 발표한 미완성 장시(長詩) 《에로디아드 Hérodiade》,

투르농 시대부터 착수한 걸작 장시 《목신(牧神)의 오후》(1876), 60여 편의

장 ·단시를 수록한 《스테판 말라르메 시집》(1887), 산문시 및 평론집

《디바가시옹》(1897), 장시 《던져진 주사위》(1897) 등이 있다. 포와 보들레르의

전통을 이은 그의 시는 지적(知的)인 유추(類推)에 의존하는 상징적 수법으로 쓰였으며,

언어의 순수성을 존중하는 지극히 난해(難解)한 내용이지만 프랑스 근대시의

최고봉으로 인정받는다.

 

[출처] 『시집』스테판 말라르메 지음/황현산 옮김, 문학과 지성사, 2005|작성자 옥토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릴 지브란  (0) 2022.07.15
해변의 묘지/폴 발레리  (0) 2022.07.14
옛날의 그 집 - 박경리  (0) 2022.03.28
꿀벌/정호승  (0) 2022.03.21
봄비  (0) 2022.03.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