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정호승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정호승
갈릴래아 호수에 가보았습니다. 멀리 수평선이 보일 정도로 망망한 바다 같았습니다. 문득 이런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예수를 만났을 가난한 어부 베드로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그물이 찢어지고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물고기가 잡혔다.'는 성서의 이야기도 떠올랐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는 예수의 말을 그따랐습니다. 저는 갈릴래아 푸른 물결을 오랫동안 바라보며 베드로의 이 점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베드로는 누구보다도 고기를 잘 잡는 어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남의 충고를 받아들이는 겸손한 자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자기주장만 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는 아예 귀를 닫아버리는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됩니다. 예수는 베드로의 일을 자기 일처럼 여기고 참견합니다. 예수의 이러한 태도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공동체적 삶의 자세입니다.

그 '깊은 데'의 의미를 제 인생에 이익이 되도록 이해하고 살아왔습니다. "젊을 때는 인생의 꿈과 목표를 크게 잡아라. 처음부터 깊은 데에 그물을 던져라. 고래가 바닷가에 살지 않듯이 큰 물고기는 얕은 데 살지 않는다."
예수가 말한 그 '깊은 데'란 인생의 외형적 목표와 규모에 대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인생의 내면적 깊이, 깊은 사상과 정의가 있는 영혼의 깊이를 의미할 것입니다. 인생은 상대적 넓이도 중요하지만 절대적 깊이도 중요합니다. 인생은 바다이면서 우물입니다. 우물은 넓이도 중요하지만 결국 깊어야 우물로서 존재가치가 형성됩니다. 인생은 넓은 바다가 되기만을 바랄 게 아니라 깊은 영혼의 우물을 지닐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젊음의 인생은 바다만 되기를 바랄 게 아니라 우물이 되기도 바라야 합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가장 깊은 데에 있습니다. 청년들의 인생이 깊어지려면 꿈과 목표가 있어야 하고, 그 꿈과 목표라는 그물을 반드시 깊은 데에 던져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인간으로 태어나 살고 있습니다. 이는 참으로 소중한 현재적 가치입니다. 이런 가치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인생의 그물을 얕은 물에 던지거나 아예 던지지도 않는다면 그 인생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인생은 각자 다 다르고, 다른 만큼 소중합니다. 인생은 어떤 의미에서 나의 인생이지만 나의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소중히 여겨야 할 객체이며, 그 객체는 진정한 예의와 책임을 요구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꿈을 크게 가져야 하고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물고기가 많이 잡히기만 바라는 평범한 어부로 하여금 깊은 데에 그물을 던지게 함으로써 인간을 낚을 수 있는 진리의 어부가 되게 했습니다. 이것은 베드로의 삶의 내면이 깊어짐으로써 그 인생의 깊이 또한 깊어진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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