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_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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