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엇을 배웠소
시인 류시화 씨가 인도를 방문 하였는데
북인도 바라나 시의 한 여인숙에서 묵고 있을때입니다.
낮에 이곳 저곳 구경을 하고 돌아오면
늙은 여인숙 주인이 류씨에게 묻습니다.
오늘은 뭘 배웠소?
그는 여행을 하러온 류씨에게 ‘오늘은 뭘 구경했소?
라고 묻지않고 항상 그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 질문에 대답하기 싫어서 못들은 척 할려고 하다가
아무렇게나 둘러 대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인도가 무척 지저분 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는 류씨의 말에 흥미를 가지고 심부름 하는 아이를 불러서 말합니다.
이 손님이 오늘 인도가 무척 지저분 하다는 것을 배웠다는구나
그러니 그 아이도 덩달아서 그래요? 그런걸 배웠대요?
라고 하면서 맞장구를 쳤습니다.
다음날 주인은 또 물었습니다.
오늘은 뭘 배웠소?
류씨는 또 아무거나 둘러 댓습니다.
오늘은 인도에 거지가 무척 많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는 ”그래요 그런걸 배웠어요?” 하면서
또 심부름을 하는 아이를 불러 이야기를 하더랍니다.
이제 류씨는 슬그머니 화가 나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가 아이와 짜고 자신을 놀리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복수 하기로 작정을 하고
그 다음날 똑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이렇게 대답 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인도에 쓸데없는 걸 묻는 사람이 참 많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러자 여인숙 주인은 정색을 하며 물었습니다.
누가 그런 쓸데 없는 걸 묻던가요?”
그는 그가 말귀를 못알아 들은건지
아니면 알아 듣고서도 모르는척 하는건지 잘 몰라서
이렇게 대답 했다고 합니다.
그런 희한한 사람이 있습니다.
안녕히 주무시오 .
그런데 그 다음날도 어김없이 여인숙 주인은
똑 같은 것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대꾸도 하지 않고
자기 방으로 들어 가 버렸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심부름 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저 손님이 침묵하는 법을 배웠다는 구나”
그는 미칠것만 같아서 괴상한 여인숙을 떠나 옮기려고 하다가
그냥 무시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매일저녁 그 이상한 여인숙 주인에게서
그 질문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래 오늘은 뭘 배웠소?
그러다가 결국 류시화씨는 세뇌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는 일주일이 지나자 이제는 자신도 모르게 자기에게 묻습니다.
오늘은 내가 뭘 배웠지?
결국 그 여인숙 주인은 자기에게
아주 좋은 스승이었다고 고백하였습니다.
여러분 “오늘은 무엇을 배우셨습니까?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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