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La Feuille) / 레미 드 구르몽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레미 드 구르몽- 그리 평탄한 삶을 살지 못한 시인 중의 하나입니다.

구르몽은 노르망디 귀족의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앓은 천연두로 얼굴이 곰보가 되어

사교계에 나서기를 꺼려했다고 하는데요.

 그러한 개인의 사정으로 홀로 고독한 생애를 보내며 시를 써왔습니다.

구르몽 역시 인간 내면과 감각의 세계로 눈을 돌린 상징주의 문학의 옹호자였습니다.

한번도 대학의 수업을 받지는 못했지만, 파리 국립도서관의 사서로 일하기도 했는데요.

다양한 소설과 희곡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해왔지만 무엇보다 구르몽은 문예지 <메르퀴르 드 프랑스> 등에

평론을 발표하며 넓은 학식과 섬세한 분석력을 높이 평가 받았던 비평가로 유명합니다. 


비록 고독한 생애였지만, 구르몽은 자유로운 입장을 가지고 세련된 취미와 학식을

시, 소설, 평론등에 마음껏 펼쳐 보였던 재능 넘치는 작가였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상징시인 <낙엽>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널리 읽혀지고 있는 작품인데요.

구르몽의 시집 <시몬>에 수록되어있는 이 시는 작가 특유의 독특한 감각과 상상으로 부조된

 ‘시몬’이라는 여성에 대한 깊고 강렬한 애정이 녹아있는 시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라고 반복적으로 건네는 후렴구가

시의 음악성을 부여하면서, 묘한 분위기를 더해주며 오늘날까지 널리 애송되고 있습니다.

 

- 레미 드 구르몽(1858년 4월 4일 ~ 1915년 9월 27일)은 프랑스의 시인·소설가·문학 평론가이다.

상징파의 잡지 〈메르키르 드 프랑스〉를 창간하였으며, 비평과 미학에 커다란 공적을 남겼다. / 펌

출처 : 짓거리시인의 시세상
글쓴이 : 짓거리 시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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