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미

 

         - 황동규

 

 

저 매미 소리

어깨에 날개 해달기 위해 십여 년을 땅속에서 기어다닌

저 매미의 소리

어깨 서늘한,

 

나도 쉰 몇 해를 땅바닥을 기어다녔다.

매년 이삿짐을 싸들고

전셋집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꿈틀대며 울기도 고개 쳐들고 소리치기도 했다.

어두운 봄꽃도 환한 가을산도 있었다.

이제 간신히 알게 된 침묵,

쉰 몇 해 만의 울음!

 

 


- 시집 『꽃의 고요』 (문학과지성사, 2006)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들레햄별꽃/ 구녹원  (0) 2019.08.08
비 모음시 8월 6일 프란시스코 비켜갈까?  (0) 2019.08.07
정희성 시모음  (0) 2019.08.01
답청(踏靑) / 정희성  (0) 2019.08.01
이파리의 저녁 식사 / 황병승  (0) 2019.07.3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