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둥을 흙 속에 심어놓고

그게 무럭무럭 자라

담장의 장미처럼

붉게 타오르기를 바랐으나

 

천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로만 훌쩍 커

하늘로 돌아가버리고 말았다

 

그때부터 나는 헐거운 사모(思慕)의 거미줄을 쳐놓고

거미 애비가 되어

아침 이슬을 모으기 시작했다

 

언젠가 창문과 지붕을 흔들며

천둥으로 울면서 돌아온다면

가시를 신부 삼아

내 그대의 여윈 목에

맑은 이슬 꿰어 걸어주리라


 



장미/송찬호  



  























   그림;성백주 화가




출처 : 아트힐
글쓴이 : 꽃별 원글보기
메모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