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진 자리에


                                 문태준


생각한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꽃잎들이 떠난 빈 꽃자리에 앉는 일


그립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붉은 꽃잎처럼 앉았다 차마 비워두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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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것
참 잠깐이더군


올해도 화려한 꽃잔치가 열렸나 싶어
마음 서둘 때
시샘 가득한 비바람 치고 닥치고나면
꽃잎 한 장 남김없이 떨어지더군


축축히 젖은 바닥에 잔뜩 떨어진 꽃 잎
그 꽃 잎들을 감상하는 것도
나름 운치있는 일이더군


꽃이 지는 것도
참 잠깐이더군


생각해보니
매년 열리는 화려한 꽃잔치에
마음만 서둘렀더군


아주 그대로
세월만 흘렀더군

출처 : 탁이세상
글쓴이 : 조은사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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