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여승 설요는 꽃 피어 봄마음 이리 설레 환속했다는데 나도 봄날에는 작은 절 풍경에 갇혀 우는 눈먼 물고기이고 싶더라 쩌렁쩌렁 해빙하는 저수지처럼 그렇게 큰 소리는 아니어도 봄밤에는 숨죽이듯 갇혀 울고 싶더라 먼발치서 한 사람을 공양하는 무정한 불목하니로 살아도 봄날에는 사랑이 살짝 들키기도 해서 절마당에 핀 동백처럼 붉은 뺨이고 싶더라
-문태준, 붉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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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트힐
글쓴이 : 꽃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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