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은 지금 몸담아 살고 있는 집을 자기 왕국인 양 여깁니다.

마음속으로는 언제고 죽어 떠날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이 땅에 영원히 머물 것으로 착각하지요.

 

그들은 비싼 재목으로 지은 큰 집을 자랑으로 삼습니다.

밝은 색으로 집을 단장하고 최고급 가구들로 방 안을 가득 채우는 데서

즐거움을 맛봅니다.  

수백 년쯤 끄떡없을 자재로 집을 짓고 살면 평화와 안전이 보장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우리는 자신이 잠시 땅에 머물다 가는 나그네임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몸담아 살고 있는 집이 영생으로 가는 길목의 여관일 뿐이라는 것도

압니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벽이나 머리 위의 지붕에서 평화와 안전을 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스런 은총의 벽에 둘러싸이고 하늘로 지붕을 삼고자

합니다.

사랑으로 이루는 선한 행실이야말로 우리의 살림살이 가구들입니다.

 

 

                                                                             -성 요한크리소스토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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