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 줍는 할머니를 만났다. 백설공주 강아지랑 다니더니 강아지가 안 보인다. 귀가 어두우시니 크게 말한다. "강아지 어디 갔어요?" "나도 없는데 몰래 손주가 가지고 갔어. 싸움 싸움해도 안 데리고 와." 서운한 기색이시다. 한 십 년째 길에서 할머니를 만난다. 쓰레기를 뒤져 강아지 먹으라고  던져 주던 모습이 훤하다. 강아지는 넙죽 받아먹으며 좋아라 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다. 할머니와 강아지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면 할머니는 이쁜 강아지도 어울리지 않으니 키우지 말아야 하나? 할머니 집 주위엔 쓰레기가 널려 난다. 잘 사는 집이 할머니의 오래된 취미생활로 난장판이 따로 없다. 아들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한다. 수레를 끌고 다니며 용돈을 벌고 그 재미로 사시니 누가 말릴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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