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샤인** 2019. 8. 7. 15:12







매 미

 

         - 황동규

 

 

저 매미 소리

어깨에 날개 해달기 위해 십여 년을 땅속에서 기어다닌

저 매미의 소리

어깨 서늘한,

 

나도 쉰 몇 해를 땅바닥을 기어다녔다.

매년 이삿짐을 싸들고

전셋집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꿈틀대며 울기도 고개 쳐들고 소리치기도 했다.

어두운 봄꽃도 환한 가을산도 있었다.

이제 간신히 알게 된 침묵,

쉰 몇 해 만의 울음!

 

 


- 시집 『꽃의 고요』 (문학과지성사, 2006)